에세이 18

이해받지 못한 사랑, 감당하지 못한 사람

나는 그와의 마지막 통화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차가운 말투, 정리되지 않은 감정, 미련은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한 채 차단해버린 태도.그 순간 느꼈던 감정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었다.억울함, 상실감, 배신감, 그리고… 너무 오래 혼자서 감정을 감당해왔다는 지침. 항상 그는 말로는 이렇게 말했다."너만큼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까?"하지만 동시에 그는, 그 감정을 받아들이는 걸 두려워했다.블로그를 염탐했다가 그만뒀다는 말도, 사실은 미련이 남았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그리고 가장 잔인했던 말,"이제 와서 왜 또 연락했냐, 할 말 없고 끊는다."이 모든 반응은 회피형 애착과 자기방어 기제가 결합된 전형적인 반응이었다.그는 감정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걸 두려워했고,감정이 복잡해질수록 날..

에세이 2025.04.30

상실의 순간에 더 큰 고통을 안겨준 사람

그 사람은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 가장 차가운 말을 남기고 떠났다.엄마가 세상을 떠났고, 나는 타지에서 홀로 삶을 견뎌내고 있었다. 하루하루 버티듯이 살아가던 나에게,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우리 부모님도 아프셔서 나도 힘들어."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내 아픔을 외면한 채, 자신의 힘듦만을 앞세우는 태도였다. 그 순간 나는, 감정적으로 버려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실의 고통 위에 얹힌 무관심과 이기적인 말들. 그건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무시된 경험이었다. 그 사람은 언제나 양가감정 속에서 흔들렸다. "이제 와서 왜 연락했냐, 할 말 없고 끊는다"는 말한 후 "너만큼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다"라는 말이 이어졌다.진심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진심을 끝까지..

에세이 2025.04.30

끝내 돌아오지 않는 사람의 말 앞에서

그 사람의 말은 늘 양가감정의 틈에서 흔들렸다.진심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날 밀어내는 것 같기도 했다.헤어질 때 뿐만 아니라, 평소 크게 싸울 때도 항상 같았다. 그럴 때마다 항상 내가 쫓아갔다.마지막 통화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이제 와서 또 왜 연락했냐, 할 말 없고 끊는다.”차갑게 끊어버린 후 다음 전화에서는 이렇게 말했다.“너만큼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까.”나는 멈췄다. 말문이 막혔다.그 순간 느꼈다. 그가 얼마나 모순된 말을 반복하고 있었는지를. 그의 태도는 분명했다.감정이 깊어질수록 도망쳤고,마음이 얽힐수록 날카롭게 반응했다.그건 단순한 이별 통보가 아니라,감정을 감당하지 못한 사람이 던지는 자기방어의 한 형태였다.“너만큼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말은,아마도 진..

에세이 2025.04.30

내가 더 잘할 수 없었을까, 끝내 남은 질문 하나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더 편안한 연애를 만들어줄 수 있었을까.이별 후에도 자꾸 되뇌게 되는 이 질문은,단지 후회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정말 그를 사랑했기에, 떠나고 나서도 마음이 남아 있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까지 편안하게 대하려고 했다고 생각한다.그가 유난히 부담을 쉽게 느끼는 사람이란 걸 알았고,그래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갔다.기념일 하나에도 말할까 말까 망설였고,커플링도 비싼 걸 바라지 않았다.그저 우리가 진심으로 이어져 있다는 상징이면 충분했다.여행을 가자고 말하는 것도 참 오래 걸렸다.해외가 아니어도 괜찮았다.국내라도, 함께 걷는 길이라면 그게 좋았다.하지만 그는 가족들과는 여행을 갔고,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럼 나랑도, 따로 시간 내서 같이 가자."그 말마저도..

에세이 2025.04.23

내가 바란 건 마음이었고, 그가 느낀 건 부담이었다

그 사람과의 연애는, 항상 나의 감정이 문제였다.서운함을 말하면 예민하다고 했고, 기대를 비추면 바라는 게 많다고 말했다.어느 날, 나는 말했다."취준할 때도 힘들게 했으면서, 취업하고도 해준 것도 없잖아."그는 이렇게 대답했다."해외여행도 못 시켜주고, 그래. 미안하다."그 대답을 들었을 때, 나는 얼어붙었다.내가 말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나는 그가 취준생일 때부터,취업하고 나서도 그가 돈을 번다고 해서 바라는 게 없었다.옷을 사주겠다 할 때도 부담스러웠고, 신발을 사주겠다 할 때도 괜찮다고만 했다.정작 내가 바랐던 건,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작고 따뜻한 경험들이었다.저렴한 커플링처럼 작고 소중한 기념물,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손잡고 함께 떠나는 여행.국내 어디든, 짧은 하루라도, 우리만의 기억이 ..

에세이 2025.04.23

나는 너를 벤츠로 봤는데, 넌 끝까지 자신을 똥차라 믿었지

헤어지고 세달 뒤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나는 물었다.혹시 다른 여자 생긴 거냐고.그는 아니라고 했다. 지금 자기 코가 석자라고.그 말이 진심이었을 수도 있다.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나는 헤어진 뒤 세 달 동안,한의원에 가서 화병으로 가슴 사혈을 하고,전문 심리상담을 두 달 받고,결국 정신의학과까지 갔다.말 그대로, 숨이 턱턱 막히는 시간이었다.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가장 나를 더 힘들게 만든 건, 사실 그 사람이었다.내가 의지하려 하면 도망쳤고,함께하려거나 기대려 하면 비난했고,내 마음을 짓밟았다.내 상처 위에, 다시 상처를 얹었다. 하지만, 그 사람도 어쩌면자기만의 지옥을 겪고 있었을지 모른다.그래서 헤어지자는 말 앞에서,"너는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고 소리쳤던 걸까.그 말을 들었을 때,..

에세이 2025.04.23

내가 일으켜 세웠던 사람, 내 무너짐 앞에 도망친 사람

그 사람은 내 곁에 있을 때, 자기가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했다. 내가 있어서 자극이 되었고, 열정이 생기고, 변화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삶이 무너져가던 시절, 그는 나에게 의지했고, 나를 통해 회복을 말했고, 나라는 존재로부터 위로받았다. 나는 기꺼이 그의 곁이 되었다. 그의 무기력한 날에도 손을 잡아주었고, 조용히 무너지던 날들에 등불이 되어주었다. 그가 조금씩 일어서는 걸 보며 나도 행복했다. 이 사람이 나로 인해 더 나아진다면, 그게 사랑의 힘이라 믿었기에. 그 사람은,내가 주는 진심과 정성 위에서 살아 있었다.내 마음에 기대고,내 위로에 힘을 얻고,내 사랑으로 자기 삶의 균형을 맞추려 했던 사람이었다.하지만 정작 내가 무너질 때,그는 내 아픔을 짐이라 느꼈고,내 슬픔을 감당할 수 없다..

에세이 2025.04.19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긴 사람

항상 그 사람은갈등이 생기면 가장 먼저 ‘잠수’를 택했다.문제가 생기면 대화보다 침묵했고,연락이 끊겼고, 이유도 말 없이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이미 마음이 떠났다는 말을 던지고 떠났다."이제는 네가 싫어졌다.""마음이 예전같지 않아.""너의 단점이 너무 많아.""너와 나는 절대 바뀌지 않아.""이 관계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그 말들은차가웠고, 낯설었고, 무엇보다도 잔인했다.나는 그 사람이 나를 말로 짓누를 때마다정말 내가 문제가 많은 사람일까,내가 이 관계를 망친 걸까,스스로를 의심하고, 깎아내리며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는 떠날 때마다내게 날카로운 말들을 남겼다.너무 의도적인 상처였고,그 말들을 뱉는 얼굴에는단 한 조각의 미안함도, 망설임도 없었다.한때는타지생활 속에서 서로의 가족처럼따뜻하게 다..

에세이 2025.04.18

나는 아직도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그 사람은 떠났다.말도 안 되는 말들을 남기고,내가 가장 무너져 있던 그때나를 내리찍듯,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등을 돌렸다.나는 울지도 못했다.그날의 충격이 너무 커서가슴이 뻥 뚫린 것 같았다.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아니라,조여오고 쥐어뜯기는 느낌이었다.지금도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이별이 있었던 그날 이후로단 하루도 편하게 쉬었던 적이 없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무너지는 내 삶 속에서겨우 붙잡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사람이었고,그가 나를 이해해주길 바랐다.그가 곁에 있어주기만 해도,그 한마디만 들어도,견딜 수 있었을 것 같았다.하지만 그는 말했다.너는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고.너랑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그 말은,도망치는 사람이 남기는 상처 중 가장 잔인한 종류였다. 그가 진심으로자신의 말이 얼마..

에세이 2025.04.17

나는 계속 붙잡았고, 그는 늘 도망쳤다

내 생애 처음이었다.누군가와 헤어지고 나서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과숨이 막히는 경험을 한 건.그건 단순한 아픔이 아니었다.존재 전체가 무너지는 듯한 충격,몸 안에서 무언가 부서지고안정이라는 말이 사치처럼 느껴졌던 시간이었다.몇 달을 그렇게 살아냈다.일상은 돌아가고, 사람들은 움직였지만나만 정지된 공간 속에 갇혀 있었다.심장은 뛰는데,삶은 멈춘 것 같았다. 돌이켜보면그 사람과의 관계는처음부터 그렇게 불안했다.문제가 생길 때마다그는 늘 등을 돌렸고,나는 그 등을 붙잡고사랑을 붙들기 위해 애썼다.그는 말했다.자기가 먼저 헤어지자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하지만 그건 틀렸다.그는 늘 감정을 회피했고,나는 매번 울면서 그를 찾아갔다.그렇게 계속 반복했다.언제나 내가 붙잡고,그는 떠나고,잠시 머물다가 또 다..

에세이 2025.04.17

나는 그 사람을 사랑했고, 그는 나를 판단했다

나는 그 사람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연애를 한다는 건서로의 삶 안에서 우선순위가 된다는 뜻이라 믿었기에그가 취준생이라 힘들 때 달려가고,그가 일 때문에 피곤하다고 하면기꺼이 운전해서 데리러 가고,그가 편한 시간에 맞춰 하루를 조율했다.내겐그가 1번이었다.하지만 그에게 나는항상 가족, 친구, 일 다음이었다.그리고 어느새그마저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다. 생일이나 크리스마스,함께 기념하고 싶은 특별한 날이 올 때면나는 그의 옆에 있고 싶었다.함께 밥을 먹고, 웃고,“나도 너에게 중요한 사람이야”라는 말 없이 느껴지는 마음을 원했다.하지만 그가 나를 선택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그날엔 꼭가족의 모임이 있거나,친구와의 약속이 있거나,혹은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나의 자리는 늘 유예되곤 했다.나는 말없이 이해했다.그..

에세이 2025.04.17

그날, 나는 마지막으로 마음을 안고 갔다

그날, 나는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차를 몰았다.운전대가 손에 잡히는지도 모르겠을 만큼 눈물이 쏟아졌고,그 사람을 마지막으로 한번만이라도 마주해야겠다는 마음 하나로그 곳까지 향했다.나는, 그 사람의 집 앞에서그냥 가만히 서 있었다.아무 말도 없이,그저 누군가 내 진심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그런데 우연히 그 사람이 집을 나서며 나를 보았다.그의 얼굴에는 놀람이 가득했고,그 뒤에는 추궁과 정죄가 따라왔다.스토커 같다,엄마가 놀라면 어쩔 뻔했냐,언제부터 기다렸냐…그는 나를 걱정한 게 아니었다.그는, 그 순간의 나를 범죄자처럼 몰아세웠다. 나는 그를 따라 걸었다.헬스장 앞까지,그가 뛰면 나도 뛰었고,그가 담배를 피우면 그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그는 따라오지 말라고 외쳤고,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에세이 2025.04.16

나는 사랑을 했고, 그는 도망쳤다

그 사람은 떠나며 말했다.너는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고.너랑은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고.그 말은, 이별보다 더 차가운 말이었다.그건 사랑을 마무리하는 대화가 아니라,나를 몰아세우고내 감정의 존재를 부정하는도망의 언어였다. 그때 나는삶 전체가 무너지고 있는 사람이었다.엄마를 잃었고,버틸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고,그 사람 하나만이라도내 편이 되어주길 바랐다.나는 그 사람에게 기대고 싶었다.사랑이라는 이름으로,연인이라는 이름으로,이 고통의 시기를 함께 걸어가고 싶었다.하지만 그 사람은내가 약해질수록 등을 돌렸다.내가 감정을 보일수록그는 나를 비난했다.그가 떠난 건,내가 과해서가 아니라그가 감정을 감당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연애를가벼운 즐거움으로만 받아들인 사람이었다.함께 현실을 견디고,고통 ..

에세이 2025.04.16

내가 키운 사랑에게 물렸다

나는 사랑을 아기 고양이처럼 키웠다.작고 연약한 존재였던 그 사람을가슴으로 끌어안고,조심스럽게 다가가며,스스로의 상처까지 덮어가며그를 품었다.불안정한 감정과뒤엉킨 말투,무심해 보이는 침묵조차나는 “괜찮아”라며 이해하려 했다.나는 그 사람을사랑이 어떤 건지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했고,그렇기에 더 많이 주고, 더 많이 안아줘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날,그 고양이는 나를 물었다.그것도 내 가장 연약한 곳을,날카롭게, 그리고 매정하게.나는 피를 흘리며 말했다.“내가 이렇게까지 너를 안아줬는데,어떻게 날 이렇게까지 상처낼 수 있니?”그러자 그는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네가 거둬 키운 니 잘못이지.” “네가 그런 나를 안고 있었으니까 그런 거야.내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었잖아.” 그 순간,나는 사랑받..

에세이 2025.04.15

그 사람은 곁에 있었지만, 함께였던 적은 없었다

“내가 너랑 연락하고 싶지 않은데,네가 연락하자고 하는 건 강요고 네 욕심이야.”그 말은 단순한 이별 통보가 아니었다.그건 칼 같은 방어와 도피,그리고 나에게 죄책감까지 던지는 비겁한 말이었다. 그 사람은 갈등을 감당할 용기가 없었고,관계를 정리할 성숙함도 부족했던 사람이다.그래서 나의 정당한 감정 표현,붙잡고 싶다는 마음,아직 할 말이 있다는 진심을모두 ‘부담’이라는 말로 왜곡해서 공격적으로 밀어냈다.결국 그는 말하고 싶었던 것을나의 탓으로 돌려버렸다.“내가 미안하다는 말은 못 하겠으니,너의 애정 표현이 문제라는 걸로 마무리하겠다.”그건 진심이 아닌 정리의 수단이었고,상대를 지우기 위한 방패였다. 어쩌면 그 사람은 이미감정이 떠났을 수도 있다.다른 누군가가 마음속에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세이 2025.04.15

사랑을 감당하지 못했던 사람과, 그 모든 순간을 안아주려 했던 나

어쩌면 그 사람은나의 밝고, 예쁘고, 착한 모습만을 사랑했는지도 모른다.내가 여유로울 때,상냥하고 유쾌할 때,잘 웃고 잘 들어주고 따뜻한 말만 건넬 수 있을 때그 사람은 나를 좋아했던 것 같다.하지만 내가 지치고 불안해지고,내 안의 그림자가 천천히 밖으로 번져나오기 시작하자그 사람은 서서히 물러나기 시작했다.내가 말없이 눈물 흘릴 때,그 사람은 피곤하다는 말만 반복했다.내가 불안하다고 말하면,그는 “왜 또 그래”라고 말하며 감정을 끊어냈다.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그 사람은 나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그 사람에게 편안한 ‘상태의 나’를 좋아했던 것이었다. 그때는 정말 아팠지만,지금은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사랑이란 건 누군가의 좋은 모습만을 품는 것이 아니라그 사람의 힘겨움과 연약함, 그늘까지도 껴안는 ..

에세이 2025.04.15

진심을 다했기에 무너졌고, 그래서 나는 다시 나를 껴안기로 했다

처음엔 그랬다.이 사람이라면,이 사람만큼은 내 마음을 알아봐주지 않을까 싶었다.나는 너무나 진심이었다.그가 불안정할 때 곁에 있어주었고,취업 준비로 힘들어하던 그에게 새벽까지 하소연을 들어주며그의 세상을 견디는 울타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안정되자나는 점점 그의 우선순위에서 멀어졌다.그리고 결국, 차가운 말 몇 마디로 나를 끝냈다. “예전 같은 감정이 안 든다.”“너의 일상이 더는 궁금하지 않다.” 그 말은 단지 헤어지자는 말이 아니었다.내 존재 전체를 거부당한 것 같은 감각이었다.나는 버려졌다는 감각을 품고 살아야 했고,무너진 감정은 어느 날 갑자기숨이 가빠오는 공황장애로 찾아왔다. 일상 중에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고,누군가가 말을 걸어도 멀게만 느껴졌으며,자다가도 벅차오르는 불안에 몸이 굳..

에세이 2025.04.14

머물 줄 모르는 다정함을 사랑했던 나에게

숨을 쉬는 일조차 벅찼던 계절이 있었다.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매일 귓가에 울렸고,그 무너지는 조각들 사이에서 나는그저 버티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그때, 한 사람이 내 옆에 있었다.마치 봄처럼 따뜻한 눈빛으로,무너진 내 마음 위에 조용히 앉아주던 사람.그는 처음엔 다정했다.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내 아픔을 마치 자기 일처럼 함께 느껴주는 것 같았다.나는 믿었다.이 사람이라면, 함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는 점점조용한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사소한 다툼에도 혼자 마음을 닫고,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겠다며 멀어지곤 했다. 그리고 나는 늘 그를 따라갔다.그의 뒷모습을 붙잡기 위해 애썼고,그의 침묵 속 의미를 헤아리기 위해 애썼다. 그의 아픔은 내가 감싸안았다.하지만 정작 내가 무너질..

에세이 2025.04.03